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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니
내가 나에게 남기는 마음 마음
한치앞도 모르는게

역시 사람 사는건가.
불과 얼마전만 해도 원치 않던 이별에 몸부림치며 울고 지금도 이따금씩 생각나는 네 기억들에 나는 눈물이 날것같지만, 지금은 조금 우습고 조금 화도 날것같고...
너를 미워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다른차원의 이해를 하는것같기도 하고 그동안 한번도 의심한 적 없던 네 마음이 의심이 가기도 하고.
너는 나를 정말로 좋아했잖아.
그런데 네 그 원래 갖고있던 생활태도를 바꾸기에는 그정도의 좋아함은 아니었던걸까.
나 말고 더 좋아하는 사람을 네가 또 만날까.
잘 모르겠다. 좋은 사람이었는데 좋기만 한 사람이었는지 이제는 다 끝나서 생각해볼 필요도 없겠지만
또 네가 이렇게 잊혀졌고 나는 너 말고 더 중요한것들을 찾고있고
그런데 나는 늘 생각했어 너랑 만나는게 내 고민중 하나였어
우리가 결혼하기에는, 네 조건들이 너무나 안좋았잖아
여즉 학생인데다가 부모님도 그런분들이시고 집이 잘사는것도 아니고 그냥 난 너하나만 보고 만났다
진짜 너라는 사람 하나만 보고 만났는데, 그런 네가 참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준게 좀 아쉬워 아니 어쩌면 다행이야
근데 그 이별은 두번다시 알고싶지 않은 감정이였다
정말 사람을 너무 힘들게 해

아빠의 외도는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일단 아직은 그렇지.
아빠는 끝까지 이혼을 원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완전 가정으로 올인하지도 않고 어쨌건 다시한번 엄마가 희생했다
우리는 가족끼리 첫 해외여행을 갔다
어쨌건 즐거운 여행이었고
남들 보기엔 행복한 가족이었겠지
그 선생님이 그랬다. 우리 가족을 보면서 부럽다고.
남의 속은 이래서 아무도 모르나보다
불과 몇달전 내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안다면 절대 그런소릴 못할텐데.
엄마아빠 사이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려고 어지간히 애를 썼다.
어쨌건 우리는 즐거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이로써 내 위치, 내 생활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근데 참 이상해. 어떻게 재성오빠를 만나면서 찾아왔던 안좋은것들이 헤어지면서 점차 나아지는 기분이 드는건지.
어째서 그여자랑 내남자친구의 상태메세지가 같았던건지. 어떻게 내남자친구 집 바로앞이 그여자의 학원이었는지.
아팠던 허리도 이제 거의 아프지 않고, 감각이 이상해졌던 다리도 거의 돌아왔다. 그러고보면 나는 행복하네. 달라진게 없으니까.

요새 특이사항은, 성배오빠랑 내가 많이 가깝다는거다.
이성으로서가 아니라 그냥 사람으로,
우리는 매일 카톡하고 종종 만나고
성배오빠는 일기장처럼 나한테 많은 이야기를 한다.
몇시간씩 얘기를 들어주고 나면 나랑 이야기하니까 마음이 좀 편해진다는둥, 그래도 네가 있어서 다행이라는둥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그래도 지금 내 상황을 제일 많이 아는 사람이 오빠기도 하고 매일 오던 연락이 안오면 좀 허전하기도 하고 그렇다.
처음에 성배오빠를 봤을 때 이런생각은 못했는데.
어쩌다 우리가 이런 관계가 됐다.
사람 일이란 참 한치 앞도 모르는 것 같다.
내가 모임을 나온것도 신기하고, 모임을 나온지도 벌써 팔개월이네...
그런데 그 팔개월동안 남은 몇 명중에 제일 자주 연락하는게 성배오빠인것도 신기하고
사실 조금 귀찮을때도 있는데, 나를 의지한다는걸 느낄 때 안쓰러운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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